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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나홀로 나무

 

나무가 아무리 크게 자라도
혼자서는 숲이 되지 못한다.

 

 

 


 

혼자서는 숲이 되지도 못하고

사람 발길 없는 이곳에서

시원한 그늘이 되어 본들

무슨 소용이냐고

나를 닮아 미련하기 짝이 없는

한그루 나무를 

찾아가 물었다

 

모두 어디론가 떠나가고

아무도 없는데 왜 계속

이 자리를 지키고 있냐고

 

수줍음 타던 나홀로 나무

바람이 떠나가자 그제야

대답했다

 

너무 그리워서 미운 것인지

너무 미워해서 그리운 것인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라고

 

이 나무

나보다  더 지독하구나

나보다 더 슬프구나.


Sep 22.2016 교래리 나홀로나무

 

나는 한그루 나무보다 

자류롭지 못하다.


기억에만 남아 있는 나홀로나무..



2019년 현재, 이 
나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베어져
그 터만 휑하게 남아 있다.
내 기억의 일부가 잘린것 같아
더 없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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