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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별별 이야기

 

별은 보기 위해선 어둠이 필요하다.

어둠은 별을 더 빛나게 한다.

 

 


 

브런치북

'별은 쉽게 그릴 수 있어 다행이다'

준비하며..

프롤로그 또는 에필로그,

 


몇 해전에 나는 별 하나에 미쳐 있었다.
단지, 별 사진 하나를 남기고 싶어서..
별사진을 찍기 위해 거의 한달 동안을
몽유병 환자처럼 늦은밤에서 새벽까지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밤 하늘가에
카메라 렌즈를 매달아 본 적이 있었다.
무슨 대단한 별사진이라도 담아보겠다고
전문적인 사진각가도 아닌 내가, 겨우
수동기능 지원하는 똑딱이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그리 돌아다녔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내 자신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다. 세르반테스의 돈키
호테도 아니고..하기사 같이 살고있는
까질한 언니도 내가 바람난줄 알았으니..

그동안 매일 반복되는 회사 업무에 너무
지쳐 있었고, 내 자신을 돌아 볼 기회가
전혀 없어서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대신에
모두가 잠든 시간에 아무도 찾지 않는
그런 비밀의 장소를 찾아내는양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별 사진을 찍었다.
도심에서 간혹 보이는 별은 아득히 멀고
드문 드문이지만 도심에서 떨어질수록
산 위로 조금 올라갈수록 별은 더 많이
보이고 더 가깝게 보여진다. 아마도
공기중에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들 즉,
미세 먼지나 유해물질이 없어서 더
그런 것일 것이다. 여하튼, 나는
불빛이 전혀 없는 깜깜한 밤, 조금은
무섭기도 하지만 사람 발길이  끊긴
나만의 장소에서 어둠과  빛, 그리고
시간(셔터속도의 관점)의 3중주를
나홀로 관람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장소를 비밀의 화원,
Secret Garden, 또는 신의 정원
이라 지명하고 가끔 찾아가 본다.

 


 

별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평소에는
잘 알지 못했던 것들, 아니면 사소하게
지나쳤던 것들,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떠오를 때마다
하나 둘, 끄적이며  몇줄 글로
남기게 되었다.

별을 보기 위해선 어둠이 필요하다.
어둠은 별을 더 빛나게 한다.그러니
어둠은 더 이상 부정적인 의미가
될 필요는 없다.
삶도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시련과 실패, 절망과 번뇌 슬픔..
육신의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그 모든 것이
결국은 빛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꼭 필요한 양분이자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그 또한 웃으며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별천지, 별세상, 별밤, 별빛, 별누리..
별걸 다,별난놈,별종,..(이건 다른 별^^)
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빛과 어둠이 공존해서 서로의
가치가 빛나듯이 세상과 사람..
그 속에도 선과 악이 함께 있고,
불행과 행복 또한 교차하면서
존재하며 단지 조절과 균형을
통해서 어우러지고 있다는 것.
눈 앞에서 손에 잡힐듯 빛나는
수억 수천개의 별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사는 지구도 이 중에 하나이고
우리가 아무리 아웅다웅 살아도
모든 것이 한낱 우주의 먼지처럼
느껴질때 남는 것은 결국,
존재에 대한 가치와 의미뿐
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역으로
반증하고 싶다. 얼마정도의 돈,
어느 정도의 여유, 얼마만큼의
성공..이렇게 세상이 정해 놓은
기준에 따라 더이상 줄을 서고
싶지 않다. 무가치한 것에 매달려
평생의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지금 하고 있는 사소한 일에도
소중한 가치를 부여하며 의미
있는 하루 하루를 보내는것이
결국은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어느 시인의 말을 인용한다면..

 

"다섯 살 아들이
방귀를 뀌어놓고 헤헤 웃는다.
우주의 냄새가
조금 달라졌다."

 

/환기, 류근 지음
 '어떻게든 이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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