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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별이 빛나는 이유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김광석 가객 (歌客)
부치지 않은 편지中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거나

별처럼 빛나지 못하는 이유는

잘 이별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시작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고 지키는 것이 더 어렵고

잘 지켜나가는 것보다

잘 끝내는 것이 더 어렵다.

 

꽃과 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나약한 씨앗에서 시작하나

마음을 다해 푸르름을 간직하다

계절의 끝에서도 최선을 다해

세상을 물들이기 때문이다.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어둠 속에서 묵묵히 시작해

여기저기 부지런히 밝혀주다

하루의 끝에서도 남김없이 내주며

세상을 물들이기 때문이다.

 

밤하늘 별이 빛나는 이유는

꽃과 나무와 저녁노을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다가

눈물 나도록 기쁘게 죽음을 맞이하려는

외로운 영혼들에게 보내는 위로이며

가리워진 길의 등불이다.

 


2016년, 제주시 봉개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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